내 이름은 기묘(Wonderful)니라
"여호와의 사자가 그에게 이르시되 어찌하여 이를 묻느냐 내 이름은 기묘니라"(삿 13:18)
히브리인들에게 있어서 이름은 곧 그 대상의 본질이나 특성을 드러내 주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여호와의 사자는 이름을 '기묘'라고 대답했다. 여기서 '기묘'에 해당하는 '필리(פֶּלֶא)'는 '기묘자에 해당하는 '펠레(פּלא)'의 형용사형으로 '이해를 초월한'(NIV,beyond understanding)또는 '놀라운'(RSV, wwonderful)이란 의미이다. 이것은 인간이 도무지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을 행하시는 하나님의 속성을 나타낸다. 그리고 이 용어는 구약에서 메시야 탄생 예언과 관련하여 메시야의 속성을 묘사하는 말로도 사용되었다(사 9:6).
사 9:6/ 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바 되었는데 그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 이름은 기묘자(Wonderful)라, 모사(Counsellor)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것임이라
따라서 마노아에게 나타난 하나님의 사자는 단순한 천사가 아니라 구약 시대의 예수 그리스도였음을 알 수 있다(Cassel, Lange, Matthew Henry).
고대 셈족 문화권에서 이름을 부여하는 행위는 주권이나 소유권의 행사를 의미한다. (왕하 23:34;24:17). 따라서 우리는 천지를 창조하신 후 방기(放棄)하신 것이 아니라 창조물의 이름을 지어 주는 하나님의 명명(命名)행위에서 피조물에 대한 하나님의 지배권 주장이 선명하게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모든 존재와 생명의 참된 주인은 오로지 하나님 한분 뿐임을 암시한다. 이와 관련하여 몇가지를 더 살펴보면;
"이름을 주니라"(וַיִּקְרָא הָאָדָם 이크라 쉐모트 창 2:20)
'이름을 짓다', '이름을 부르다', '이름을 공포하다'는 뜻이다. 고대 히브리 사회에서 누군가에게 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그에 대한 소유권이나 종주권(宗主權)을 나타내는 행위였다. 그런데 여기 하나님께서 직접 피조물의 이름을 짓지 않으시고 그 권한을 아담에게 위임한 것은 만물보다 뛰어난 인간의 우월성(시 8:6)을 인정해 주셨다는 의미를 지닌다.
한편, 인간이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경우는 예배함을 뜻한다. "여호와를 위하여...이름을 부르더니"(창 12:8) 여기서 단을 쌓는 것은 하나님께 희생 제사를 드리는 것을 뜻하며 그분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찬송과 기도가 있는 공(公) 예배를 드리는 것을 뜻한다<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