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가 기록한 두 책(본서, 사도행전)의 수신자로 명시되고 있는 데오빌로(Θεόφιλε)가 누구인지 전하는 바가 별로 없다. 혹자에 따르면 누가가 자신의 수신인의 진짜 이름 대신 가명으로 사용한 것이거나 또는 상징적인 이름이라 보기도 한다. 또 다른 견해로는 그가 도미티안 황제의 조카로서 상속인이었던 클레멘스(Titus Flavius Clemens)였을 것으로도 추정한다(Streeter). 그렇게 되면 이 데오빌로라는 이름은 가명이 되고 만다. 그러나 '데오빌로'는 하나의 고유명사(a proper name)이며 특히 누가가 그의 이름에 붙여 사용하는 '각하'라는 명칭을 통해 볼 때 그가 실재(實在)한 로마의 고위 공직자였을 것이라 단정할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리펠드(Liefeld)는 데오빌로가 누가의 학우이거나 발행인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E. J. Goodspeed, Grevdanus). 여기서 '데오빌로'라는 이름은 '데오스'('하나님')와 '필레오'('사랑하다', '친구가 되다')라는 단어들의 합성어로서 이를 합하면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 또는 '하나님의 친구'라는 뜻을 나타낸다. 이러한 명칭을 듣고 혹자는(Origen, Bruce) 이것이 B.C. 3C 경에 흔히 사용되던 이름으로서 어떤 특정 개인을 가리키기 보다는 하나님을 신앙하는 모든 신자들, 즉 신앙 공동체를 지칭하는 것이라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적어도 하나님을 신실하게 신앙하는 한 성도의 이름이라는 가능성을 더욱 짙게 할 뿐 상징적 이름이나 가명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실로 데오빌로는 이미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초보에 들어서 있었는데 누가는 그 신앙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자신의 복음서를 전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4절). 한편 여기서 분명히 밝혀 둘 것은 비록 본서는 데오빌로가 그 대표적 수신자로 밝혀져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오직 데오빌로 개인에게만 국한시켜 헌정(獻呈)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실 어떤 책을 권위있고 명성이 높은 한 개인에게 헌사하는 경우는 당시 일반적인 관례였는데, 그렇게 함으로써 그 책은 더 높은 권위와 더 많은 독자를 가지게 되었었다(Julicher Fascher). 더욱이 본서의 전반적인 기류는 탈(脫)유대적이요, 범세계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누가의 복음서는 이방 세계, 특히 헬라주의에 깊이 물든 신앙인들에게 보내졌을 뿐 아니라 그들을 발판으로 하여 전세계 모든 신앙인들에게로 지향하고 있다고 본다. 한편 본문에 언급된 '각하'(크라티스테)라는 말은 '지존하신', '가장 고상한'이란 뜻으로서 형식적이고 친근하게 인사치레로 사용되기도 하고, 관례적으로 존경을 표하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대부분 어떤 특정한 지위나 관직에 있는 신분이나 하나의 공식적인 직함으로 사용되고 있다(행 23:26;24:3). 따라서 본문의 데오빌로는 로마제국 내의 행정 장관이었거나 어느 직할지의 총독 내지는 고위 관직에 있던 인물로 추정해 볼 수 있다(Noval Geldenhuys, Ram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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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오빌로 각하(κράτιστε Θεόφιλε 크라티스테 데오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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