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서의 '고뇌'

고뇌로 번역된 아고니아(ἀγονία)란 말은 다음의 세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1)승리를 얻기 위한 경쟁이나 투쟁 (2)운동경기(체조나 레슬링) (3)인간의 마음에 적용될 때의 고뇌(LSJ,p.19), 심한 정신적 투쟁과 감정, 고뇌, 괴로움. 이와 유사한 동류어 아곤(ἀγών)과 함께 경쟁이나 투쟁의 개념이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 말은 70인역에 세 번 나온다(마카베오 2서 3:14,16;15:19).

▪︎아곤(ἀγών): 집회, 집회 장소: 특히 경기를 보기 위해 모인 집회 또는 경기장, 국가 경기에서 그리스인의 집회, 따라서 그들의 게임에서 상품을 위한 경쟁, 또는 일반적으로 모든 투쟁이나 경쟁 전투, 소송, 재판을 의미한다.

    
아고니아는 신약성경에서는 누가복음 22:44에서만 나온다.

"사자가 하늘로부터 예수께 나타나 힘을 돕더라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피방울 같이 되더라"(눅 22: 43,44)

그래서 누가복음 22:43,44이 누가가 원래 기록했다는 원문에 있었는지에 관해서는 의문시된다고 여기는 학자들도 있다. 어떤 학자들은 복음서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그것을 서기관들이 역시 전승자료로써 설명하기 위하여 추가시켰다고 믿는다. 이 구절들의 역사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단지 누가가 원문으로 기록했다는 진정성만은 문제시된다고 본다.
    

한편 고뇌와 관련하여, 마태복음 26:36-46은 그리스도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세 번 기도했다고 기록한다.

첫번째로 그는 그 잔이 그에게서 지나가기를 구걸했으나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덧붙인다. 두번째와 세번째 그는 그 잔이  그에게서 떠나갈 수 없음을 알자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이 때에 예수님의 고통과 고뇌는 내적인 투쟁의 단면을 보여 준다.
    
이러한 예수님의 체험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가 죽음을 두려워해서인가? 헤롯 안디바가 그를 죽이려 했을 때 그는 조금도 뭇워하지 않고 오히려 강한 확신을 갖고 예루살렘에서 죽어야 하리라고 말한다(눅13:31-35).
  
확실히 예수님은 죄짐을 진 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의식하고 계셨다. 죄 없는 자에게 "죄를 뒤집어 씌움"(고후5:21)은 확실히 내적인 갈등을 일으키게  하고도 남는다.
  
스토퍼(Stauffer)는 주장하기를(TWNT,I,p.140) 예수님의 고뇌는 승리를 얻기 위한 깊은  관심에  있었다고  한다(눅 22:44와 눅12:49,50을 비교).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예수님의 그때 그 체험은 인간적인 심성을 가지고서는 도저히 측량하기 어려운 것이었다.